시골의 바람과 흙 내음 속에서 자란 나는 유난히 여리고 조용한 아이였다. 지금은 어른의 이름으로 세상을 살며 때로는 단단한 척도 하지만 시 앞에서는 여전히 마음이 어린 빛으로 드러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오래 아이들 속에 머물다 보니 나이보다 마음이 먼저 청춘으로 물들었다. 요즘은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글과 함께 보람된 날들을 살고 있다. 시집 『아니무스 아니무스』를 펴냈다.
누군가는 자라고, 누군가는 지켜본다.
그 두 자리가 모두 내 자리였다.
세 아이의 엄마로
수많은 아이의 선생으로 살아오며
나는 성인이 되기 전의 순간이 얼마나 찬란한지 본다.
세상과 처음 부딪히며 울고 웃는 그 시간 속에서
너희에게 건네고 싶은 말들이 마음에 자꾸 피어났다.
그래서 지금, 이때가 가장 좋은 때라 믿는다.
아이였던 나와, 아직 아이인 너희에게
시로 이야기를 건넨다.
2025년 11월
박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