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 첫 시집을 낸 후, 블로그를 하고 있어서 시집은 내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5년 전에, 미국에 사는 동생이 서점에서 제 책을 판매하는 걸 알려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태평양을 건너 누군가의 손에 쥐어졌다는 사실이 소름 돋는 그야말로 스릴이었습니다. 2년 전엔 우연히 검색하다가,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대출 중이라는 사실에 또 깜짝 놀랐습니다. 제 얘기라고 믿을 수가 없어서 온종일 어리둥절했습니다. 의외의 이 두 가지 숨겨진 선물이 이번 출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에 대한 고민과 회의가 교차하던 모색 끝에 내보이는 글이 누군가의 가슴을 두드리는 노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