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아파트에는 길고양이가 많아요. 저는 여러 고양이를 구분할 만큼 그 애들한테 시간과 애정과 시간을 쏟지 못하지만, 어느 날 한 녀석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 녀석은 철쭉과 회향목이 빡빡하게 들어선 화단 속에 난 좁은 냥이 길로 나타났다가 감쪽같이 사라지곤 했어요.
비 오는 어느 날 그 녀석이 입에 새끼를 물고 냥이 길에 나타났어요. 녀석은 암컷이었나 봐요. 그때 부르릉 배달 오토바이가 큰 소리를 내며 올라갔어요. 바로 이어 갑자기 아파트 현관 자동문이 열렸어요. 전 새끼를 물고 있는 녀석이 걱정됐어요. 하지만 녀석은 잠깐 움찔할 뿐 도망치지 않았어요. 주위를 한 번 살피더니 문으로 나온 사람을 거만하게 한 번 올려다보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도로 새끼를 물고 길을 건너 냥이 길 안으로 유유히 사라졌어요. 녀석도 무서우면서도 태연한 척했을까요?
그날 밤,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도 요란하게 비가 쏟아졌어요. 저는 다시 아기 고양이가 마음에 걸렸어요. 하지만 바로 걱정을 접었어요. 왜냐면 아기 고양이 옆에는 용감한 그 녀석이 있으니까요. 아마도 녀석이 아기 고양이들을 잘 보살펴 줄 거예요. 이 책의 할머니 말처럼 길고양이들에게는 집은 없지만 용기가 있으니까요. 아기 고양이가 녀석에게 용기라는 마법을 끌어냈을지도 몰라요.
이 글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 겁나고 무서운 일은 누구한테나 닥쳐요. 겁날 때 새끼 고양이를 입에 문 녀석을 생각해 보셔요. ‘불끈’ 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법같이 용기가 솟아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