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만들며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납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몰랐던 어른들의 마음과 잊고 있었던 아이의 마음을 그림책에 담고 싶습니다.
예전에 어린이였던 그리고 현재 어린이인 모두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이야기를 그립니다. 지은 그림책으로는 『아, 어쩌란 말이냐!』가 있으며 『언니를 만나는 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열한 명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나’는 같지 않아서 때로는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가 싹트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말은 나를 작게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말은 내가 미처 몰랐던 내 안의 좋은 면을 발견하게 해 주기도 하지요. 느림 속에는 신중함이, 산만함 속에는 넓은 감각이, 조용함 속에는 깊은 울림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중한 빛을 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모습은 단 하나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누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보여 주는 다양한 모습은 결국 우리 모두가 가진 여러 면과 닮아 있기도 합니다. 때로는 서로를 오해할 때도 있지만,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바라본다면 그 다름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너는 어떻게 보여?” 이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타인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작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