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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공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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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초록 땀>

공현진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를 썼다. 제15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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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 2025년 6월  더보기

내가 쓴 소설의 인물들처럼, 나도 수영 초급반 맨 뒷줄에서 수영을 배웠다. 수영장 뒤에 선 채로, 나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소설집의 제목이 된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라는 문장이, 갑자기 나를 찾아왔다. 수영장의 소음 속에서. 그런 문장이 불쑥 튀어 오른 후에 이상하게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무서움과 겁이 (조금) 사라지고, 용기가 (약간) 생겨났다. 고백하자면 어릴 적 나는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는 애였다. 그런데 지금은 가능하면 뒤에 있는 것에 안심하는 어른으로 자라고 말았다. 뒤쪽도 괜찮았다. 친구들도 사귀었다. '우리'라는 말을 섣불리 내뱉는 것을 경계하고 미워하던 때가 있다. 당신과 내가 어떻게 우리인가, 왜 우리인가, 함부로 우리인가. 덥석 나의 손을 잡은 누군가를 향해 그런 모난 마음을 숨기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나 결국 돌고 돌아서, 나는 우리라는 말을 건네고야 만다. 손쉬운 말이어도 별수 없다 여기며. 다른 말을 찾지 못한 채. 내가 살아가고 있음이 시리게 선득하고 다행이어서 무서운 순간이 있다. 나 아닌 누군가에게도 그런 마음을 건네며, 우리라고 부르고 싶다. 오만할 수도 있다는, 내가 두른 겹겹의 장벽을 내려놓고. 그냥, 허물어진 경계로 누군가의 손을 붙들고 싶다. 붙든 손으로 말하고 싶다. 어차피 멸망할 세계라면, 우리 함께 멸망하자고. 이 말은 내게 함께 살아가자고, 살자고, 하는 말과도 같다. 첫 소설집을 묶는다. 내내 즐겁게 쓴 소설도, 아프게 쓴 소설도 있다. 소설을 묶으며 이것들을 한데 묶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물음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나'와 가까운 마음을 지나간 소설들이다. 소설들을 내보일 수 있어 기쁘다. 불안과 두려움도 크지만, 힘껏 기쁜 마음을 내세워보려 한다. 감사한 사람들이 많다. 다정하고 세밀한 눈으로 소설을 다듬어준 윤소진 편집자님께, 멋진 해설을 써주신 이소 평론가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가능한 만큼, 나는 뒤쪽에서 헤엄칠 작정이다. 갈 수 있는 만큼 가다가, 우리가 만났으면 좋겠다. 읽어주어서 감사하다. 2025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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