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가장 강조하던, 열정적인 대한민국의 교사였다. 학생들을 뜨겁게 사랑했고, 그 사랑의 방식은 엄격한 '학습' 지도였다. 주어진 제도에 순응하고 정해진 틀에 맞추어 자신을 훈련해 최고가 되는 것, 그것이 삶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성취라고 믿었다. 하지만 장애가 있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후, 완전히 다른 교사가 되었다.
학교가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학생들, 아무리 노력해도 정해진 틀 안에 들어갈 수 없어 매일을 힘겹게 버티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이 기울었다.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학부모로서 존재가 쪼개지는 고통을 겪었고, 그 끝에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장애가 있든 없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누구나 타고난 기질과 특성을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행동하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척박한 길이지만, 그 길을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걷고 있다.
통합 교육과 발달장애에 관한 글을 쓰며, 교사 연수와 학부모 교육의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누가 뭐라든 너는 소중한 존재』가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는 『해 보니까 되더라고요』, 『돌봄과 작업 2』, 『모두 참여 수업: 중등편』, 『특수에서 보편으로』가 있다.
지난 몇 년간 숨길 수만 있다면 숨기려고 애를 썼다. 식당에 가도, 카페에 가도, 승강기를 타도, 늘 구석으로 아이들을 내몰았다.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볼까 두려웠고, 장애 아이들을 키우는 나를 불쌍하게 볼까 봐 불편했다. 아이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의미 없는 소리를 내며 돌아다닐 때, 사람들의 시선이 고통스러워 아이를 다그치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오는 일도 많았다. 장애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열등한 존재가 되어 사람들의 동정심을 사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장애는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숨기거나 감출 것도 아님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아이들을 숨겼던 반쪽짜리 거짓된 내 모습을 청산하고, 내 아이들을 당당하게 ‘앞에’ 두기로 용기 내었다. 내가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예쁜 모습만 보이는 것보다 고통과 아픔으로 온통 멍이 든 내 모습까지도 기꺼이 내어 보이며 나누는 삶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나는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