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흙으로, 혹은 바람으로, 구름과 안개와 공기로 흩어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소설을 쓰는 건 정말로 세상에 흩어진 것들을 모으는 일인 것 같다. 슬프고 무섭고 귀엽고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반들반들 윤이 나게 닦고 이어서 엮어본다. 모아서 잇다보면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딱 들어맞는 순간이 찾아온다.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처럼.
소설을 쓰면서 난 이 세계가 조금 더 좋아졌다.
2025년 11월의 어느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