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안의 푸른 나비
팬데믹 시대를 만난 우리,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해 살아온 인류의 위대함을 믿는다. 그러므로 나 또한 생의 길목에서 만나는 ‘마주침’의 기록을 소설을 통해 어제처럼, 오늘도 무던히 기록해 나갈 것이다. 쓰는 자의 지병,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계속해 쓰는 건 내일, 글이 더 나아져 독자들께 티끌 같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응원을 멈출 수가 없는 이유이다. 나 또한 그 힘든 시간을 지나왔으므로.
보편성에서 소외됐다고 여겨 울던 어제의 나와 언제나 혼자라고 울던 너와 어디선가 배제된 서러움에 속울음을 울고 있을 우리에게 이 소설을 헌정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으니 이제 그만, 보편소외에 휘둘리지 말고 ‘보편과 특수’를 오가며 스스로의 ‘고유성’을 발견하길. 그리하여 ‘그대 안의 푸른 나비’가 평화롭게 날갯짓하기를 바라는, 쓰는 자가 할 수 있는 응원의 헌사로 독자들께 닿기를 바란다.
2021년, 겨울. 등단 13년을 갈무리하며. 서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