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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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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세트] 네트워크 과학 세트 - 전3권>

이미진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에서 물리학으로 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네트워크 과학과 데이터를 활용해 복잡계를 이해하는 연구에 관심이 많다. 전염병 확산, 시설 배치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다. 인하대학교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응용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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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네트워크 사이언스> - 2023년 4월  더보기

20여 년 전은 새천년이 시작된 순간이기도 하지만 네트워크 과학이 태동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서막에서 첫 번째 장막을 걷어낸 연구자들 중 영향력 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알버트 라슬로 바라바시다. 사회학과 수학의 그래프 이론 분야에서 별도로 연구되던 네트워크 현상을 통합하고, 그간 알려진 바가 없었던 연결망 구조를 새로이 밝히며 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 중요한 발견을 필두로 이후 이십 년 동안 네트워크 과학은 독자적인 학문 분야로서 크게 성장했다. 새로운 방법론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기존에 많이 연구하던 시스템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안경을 제시하기도 했고, 그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현상의 근원을 파헤치는 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라는 특성 덕분에, 서로 다른 학문 분야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분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최근 학제 간 경계를 무너뜨리며 융합을 권장하는 학문 분위기에 상응하는 것이며, 현 시점에서 네트워크 과학을 긴요하게 다뤄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의 첫 장, 첫 문구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터넷에서 사회연결망, 우리의 생물학적 실재를 결정하는 유전자 네트워크까지, 네트워크는 어디에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려면 네트워크를 이해해야만 한다. 특히, 데이터가 쏟아지는 이 시점에서 데이터가 산재된 채 흩어져 있기보다 데이터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성을 파악하려면 네트워크 활용에 숙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들어가며'에 있는 '네트워크 과학 가르치기'다. 저자인 바라바시는 이 책에 담은 자료를 기반으로, 실제 대학에서 네트워크 과학 강의를 했다. 이 책으로 한 학기 강의를 진행하려면 수업을 어떻게 꾸리면 좋을지를 제안한다. 수업계획서부터 강의 초반 설정, 강의 중간에 수행해야 하는 작은 과제, 학기를 마무리하는 최종 과제의 설계까지, 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네트워크 과학을 체험하도록 수업안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강의 중간에 수행하는 작은 과제인 '위키 과제'다. 네트워크 과학 강좌를 중간 정도까지 학습한 학생들이, 이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이 무엇인지 스스로 파악해 위키백과에 문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과제다. 일정한 양식을 갖추어 정제된 설명과 정보를 전달하는 경험을 하도록 한다. 이는 학술적 글쓰기를 하며 글을 가다듬는 능력을 배양시킨다는 점에서도 중요한데, 개인적으로 더욱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무심한 듯 던진 한 문장 때문이었다. "다른 언어로 이러한 네트워크 과학을 가르치는 사람은 자신의 모국어로 위키백과를 구성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문장에 우리가 네트워크 과학 서적을 번역하고자 하는 이유가 담겨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이 위의 위키 과제를 수행하려면, 자신이 흥미를 보이는 개념의 대부분은 이미 기존 위키백과 문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새로운 문서로 작성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존 문서의 내용이 이미 충실해서 추가 내용을 보충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같은 개념을 우리말로 바꾸어 위키백과에서 검색해보면 어떨까? 먼저, 그 개념을 가리키는 우리말 용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고, 어렵게 검색을 해도 관련 문서가 전혀 없거나 존재하더라도 그 내용이 상당히 부실할 것이다. 위키 과제를 수행할 만한 놀이터가 광활하게 펼쳐진 것이다. 과제를 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는 사실 네트워크 과학의 전문지식을 우리말로 전달하고 공급하는 시도가 거의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네트워크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주장을 떠올린다면, 우리에게 가까이 있다는 네트워크에 관한 지식을 정작 우리말로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은 겉보기에 모순이기도 하고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이것이 역자들이 네트워크 과학 서적을 번역하는 동기다. 이 책을 번역한 일곱 명은 선단에서 네트워크 과학을 활발하게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들이다. 십여 년 이상을 연구하며 네트워크 과학의 여러 모형과 우리가 사는 세상, 사회, 자연을 이해하고자 끊임없이 활동 중이다. 연구자로서 연구 활동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공부하고 배웠던 지식을 우리말로 대중에게 널리 알리며 사회에 기여하는 것 역시 중요한 역할이라 판단하여 뜻을 모아 서적들을 하나둘 번역하기 시작했다. 비록 전문 번역가가 아니어서 번역한 글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겠으나, 원서에 있는 수식을 포함한 오탈자들을 번역본에서 수정할 수 있었던 건 이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일생을 살면서 어떤 하나의 분야를 개척한다는 선구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쉽사리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학문 분야가 깊이와 너비 모두 점점 고도화되며 전문성을 확고히 하는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만한 새로운 분야를 개발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바라바시와 동시대의 동료 연구자들은 대단한 통찰력으로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이 젊은 분야를 개척했고, 그들의 중요한 발견 이후 훨씬 더 많은 연구자가 이 분야를 향한 여정에 합류하면서 그 몸집을 성공적으로 키워나갔다. 역자들이 네트워크 과학자로 분야의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하고 활동하며 이렇게 번역할 기회를 얻은 것 역시, 바라바시와 주변 동료들이 초창기에 이 분야를 잘 닦아둔 덕분이다. 이십여 년을 축적해온 선후배 동료 연구자들의 귀중한 발견이,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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