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환경에 놓인 아이의 생존 플레이리스트는 의외로 신명 난다. 지금이야 생존보다는 회피성 음악 감상이 주여서 아무 장르나 가리지 않고 듣는다지만, 그 당시 내 생존에 도움을 줬던 음악 장르는 ‘록’, 그중에서도 ‘브릿록’이었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와 보컬. 이 네 가지 소리의 조화가 엄청나게 시끄럽기도 하고 또 믿을 수 없게 아
름답기도 해서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안정제 그 자체였다. 블러, 스웨이드, 오아시스, 펄프……. 이 밖에도 바다 건너 영국의 수많은 밴드들에게 심심한 감사 인사
를 전한다. 당신들 노래가 극동의 한 소녀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