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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구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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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환호성>

구소현

2020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보다 : 가을 2021》 《연결하는 소설》 《투 유》 등에 단편 소설로 함께했다. 첫 단편집과 장편 소설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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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환호성> - 2026년 8월  더보기

항상 의문이 들었다. 내가 계속해서 쓰는 사람이어도 될까? 난 소설과 시를 사랑한다. 꽉 찬 마음으로 말할 수 있다. 문학이 삶을 구원할 수 없다는 말에도 반박할 수 있다. 내가 구원받았다. 집에 가기 싫을 때, 학교에 가기 싫을 때,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을 때, 아무도 나와 대화해주는 사람이 없을 때, 반대로 아무와도 말하고 싶지 않을 때, 화장실에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침대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때 소설을 읽었다. 많이 읽을 때는 하루에 다섯 권을 종일 읽었다. 집중해 읽다 보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내면은 충만하고, 진은 다 빠진 이상한 상태가 된다. 이때의 나는 뭔가를 해낸다. 멈춰 있지 않고 다음 일을 한다. 집과 학교에 뚜벅뚜벅 걸어가고,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도 별생각이 없어진다.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다시 잘 지낸다. 침대 밖으로 나와 샤워를 하고,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 먹는다. 중간에 깨지 않는 개운한 잠을 잔다. 소설은 나를 태워주지 않는다. 조수석이나 뒷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게 두지 않는다. 나를 스스로 걷게 만든다. 걸어가고 싶게끔 만든다. 다음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게 해 뛰게도 한다. 끊임없이 문장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장면을 떠올려야 한다. 인물이 어디로 가는지, 누구와 만나 어떤 행동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상상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야 한다. 이런 행위들은 내가 여전히 움직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넌 인간이야, 그리고 살아있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매일 아침이 오는 게 너무 싫고, 기분이 나빴었는데, 어느 날 내게 내려온 빛이, 그래서 잠에서 깬 그 순간 천천히 내 몸에 도는 에너지가 기분 좋게 느껴졌다. 소설을 읽으며 움직일 힘이 생겼기 때문에 그랬다. 진심으로 소설을 좋아한다. 소설은 좋다. 하지만 내가 소설을 써도 되는지는,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소설가라기엔…… 양심에 찔리고,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많다. 항상 불안에 떨며 썼다. 이렇게나 자기 확신이 없는 사람의 소설을 누가 읽겠느냐며,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쓰고 있는 이유는…… 나도 계속해서 걷고 싶어지고, 어느 순간에는 정말 뛰고 싶어지는 길을 만들고 싶었다. 걷다 보면 못 보던 것들도 보이고,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트럭과도 만나는, 강아지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공원도 지나치는, 그러다 달리고 싶어져서 계속해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파도가 힘차게 부서지는 바다도 나오는 그런 길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당신에게 이런 길을 왜 보여줬느냐면, 당신이 한 번쯤은 자신만을 위한 환호성을 들었으면 했다. 귀가 먹먹해질 만큼, 우레와 같이 쏟아지는 박수 소리를 말이다. 내가 느꼈던 것을 당신에게도 주고 싶었다. 당신은 받았을까? 두렵고 궁금하다. 이러다 정말 책을 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셨다. 한수예 선생님, 김보경 선생님, 전청림 선생님, 강화길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부끄럽지만, 이분들이 나와 함께해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에 잠겼었다. 읽히는 경험을 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내 생각보다 난 어둡구나. 내 생각보다 나는 당신에게 말을 거는 것에 서툴구나. 많은 사람에게 읽힌다는 건 이런 거구나. 다 다른 걸 보는구나. 깨달은 게 많았다. 생각과는 다른 나, 생각과는 다른 글이 지금 내 앞에 있다. 당신에게 주고 싶어 소중히 가져온 것이, 당신에게는 고양이가 물어온 작은 시체처럼 난처한 선물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당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쑥떡일 수도 있다. ‘왜 갑자기 쑥떡을? 일단 받긴 받았지만, 난 이걸 안 먹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쑥떡을 좋아해서 가져왔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던 상황은 이게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걸 좋아해달라고 떼쓰고 싶은 건 더더욱 아니다. 난 이 책이 당신과 만난 것만으로도 기쁘다. 당신에게 대화를 신청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이미 충분한 것 같다. 계획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소설집을 묶으며 그동안 써온 소설들을 다시 읽어보니 하나같이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인물들이 나왔다. 나아지고 싶어 하는, 해결책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늘 매력적이다. 멋지다. 나는 항상 글을 쓰며 ‘이들을 끝없는 절망에 갇혀 있게 두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니 마지막에 도달하는 곳은 항상 죽을 것 같지만 죽을 리 없는 바다다. 걱정 없이 뛰어들어도 된다. 가고 싶은 만큼 깊은 곳으로 하염없이 내려가도 된다. 팔다리가 떨어져라 헤엄쳐도 된다. 몸에 힘을 빼고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겨 둥둥 떠다녀도 된다. 누군가의 등에 올라타도 된다. 바다 위를 걸어도 된다. 그래도 되는 바다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이지만 그래도 되는 곳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을까. 말이 좀 안 되더라도 말이다. 2026년 여름 구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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