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타고난 본성 그대로 자유롭기를
모노섬에서 3만 년을 살아온 햇살바람쥐가 멸종을 앞두고 있어요. 햇살이 비치고 바람이 부는 곳에서 살아야 할 쥐들이, 노란딸기를 먹고 볕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야 할 쥐들이 땅 밑 굴에 갇혔어요. 로봇 ‘G들’을 피해서 말이죠. 보니와 티티, 할머니와 대장, 노랑이 자매와 빠른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생명은 살고자 합니다. 본성을 억압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자 합니다. 그러려면 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땅을 사람이 전부 차지해 버렸죠. 지구에 사는 생명체 가운데, 인간과 가축을 제외하면 야생동물은 한 줌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계속 야생동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겨우 살아가는 동물들의 벼랑 끝 땅마저 넘보죠. 이제 야생동물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오늘날 많은 종의 멸종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의 끝에 로봇이 있습니다. 인간은 다른 종의 희생을 딛고 문명을 일구었습니다. 그렇기에 최첨단 문명의 산물인 로봇도 본의 아니게 빚을 진 셈입니다. 나는 이 빚을 스스로 인식하는 로봇이 하나쯤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쥐들 G들』을 썼습니다. 좁은 축사와 벼랑 끝에 내몰린 생명들이 내 이야기 속에서 마음껏 걷고 뛰고 날고 헤엄치길 바랍니다.
매번 뭘 쓰고 싶어 하는지조차 모른 채 글을 시작해서 온갖 길을 헤매다 목적지에 다다릅니다. 글이 나를 이끌어 줄 거란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여행이죠. 『쥐들 G들』과 함께한 여행도 그러했습니다. 쓰면서 발견하는 기쁨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새싹이 지구를 들어 올리는 봄에, 강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