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솔밭을 걸었던 세월만큼 바뀐 내 모습이 반가웠다. 물론 가까운 이들의 이런저런 저항에 부딪힌다. 그럴 때마다 나 아닌 다른 이의 분노와 평화는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
아무도 불편하지 않을 글을 쓰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누군가를 만족시키는 일이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뻔뻔하게 ‘난, 원래 이런 인간이다’ 인정하니 갑옷을 벗은 것 마냥 어찌나 가벼워지는지. 한 번 말해보아요.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라고. 그 마음먹는 게 뭐 그리 어려워서 명색이 동화 작가이면서 ‘세 아이나 잘 키우라’라는 말에 기죽어 지금에야 겨우 첫 줄을 써 내려갔다.
누군가를 위한 존중이 아니라 나를 위한 존중에 의미를 결정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