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지켜주신 은혜로
등단한 지 스무 고갤 바라봅니다.
맞아! 그게 바로 이거야, 하는 시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머리는 달빛 받은 목련인데
아직도, 아직도인 시를 내놓기가 쑥스럽습니다.
집착의 고리를 끊고 오욕을 벗어 던질 나이
시간에 쫓기다 허망한 세월 앞에 그저 손을 모으다
남다른 사랑으로 돌보아주신 분들이 떠올라
신기루를 잡으려 허우적인
가난한 내 그림자를 한데 묶어
흐르는 강물에 한 잎 낙엽으로 띄워 봅니다.
덜 익은 것이 아직 많아 부끄럽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지켜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