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그리움은 낡은 서랍에 넣어 주시오
멋지다 좋다 그리고 보인다. 시가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자 합니다
시는 아름다운 공기인 것 같아요
때론 살짝 기울어진 나무 같기도 하고
너무 무거워 보이는 꽃잎 같기도 하고
쓸쓸한 바람 같습니다
그만큼 좋다는 거예요
하나부터 열까지 늘어놓는 긴장들이
그렇게 툭하고 떨어뜨릴만한 시가 없을까
한 여인이 지나 간다 향수가 난다
옷이 흘러내린다 짙은 와인색이다. 시다
시는 그렇게 보이는 대로
문법도 없이 문장도 삐뚤어지고
약아빠진 단어로도
섹시함을 읽어 내릴 수 있는 것이라면 시다
때론 비겁하게
때론 이기적으로
때론 궁상맞게 잘 모르는 단어들을 숨긴 채
고요하게 자신의 마음을 은근하게 써내려가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 시절 그 마음은 시다 라고 쓸 수 있는
아마도 그러할 게다
시는
2021년 6월
전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