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1년생으로 유아교육학과 교사였던 70년대나 교수로 임용되던 1983년, 대부분의여성은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기르자’라는 슬로건 아래 둘째 이상은 의료보험도 안 되고 출산 휴가도 없던 1984년, 이미 두 아이가 있었음에도 셋째 아이까지 낳고 키우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도모하며 살았다. 특히 종가댁이었던 시댁의 며느리로 친정의 5남매 중 맏딸 노릇을 하며 억척스럽지만, 다정한 마음을 가진 나는 사랑으로 시작한 가정생활과 쉬지 않고 학업과 연구를 계속하는 나의 생활은 수도자의 마음이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2024년 현재는 양성평등 시대, 수명장수 시대이다. 젊은 사람은 젊은 대로, 노년은 노년 대로의 삶이 만만치 않게 되었다. 특히 나처럼 6.25 전쟁 중에 태어나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인생 후반의 삶도 의학과 과학의 힘으로 이제 120세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 은퇴 연령인 60~65세라는 시점은 다시 정열을 가다듬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여 나아가야 하는 출발점이기도 하지만, 아직 젊고 힘들게 살아가는 자녀들을 외면하기가 어렵다. 젊은 세대들은 연애,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에서 집 장만과 인간관계를 포기해야 하는 5포 세대, 꿈이나 희망도 포기하는 7포 세대를 넘어서 이제 외모와 건강까지 포기했다는 9포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젊은 자녀들과 함께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부모 세대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어떻게 생활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건강이나 대인관계, 행복 등의 소중함과 더불어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에 대해 40년 이상을 교수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면서 뇌발달과 행복을 연구해 온 연구자가 아니라 사랑하고 추구했던 삶의 가치관들을 펼쳐 보이고자 한다.
나는 교육심리, 발달심리학을 전공하고 유아교육학과의 교수로 오랫동안 교사교육과 부모교육에 전념해 왔다. 손자녀를 두게 된 시점인 2009년 가천대학의 세살마을연구소 소장직을 맡으면서 행복과 뇌과학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고, 교사 교육만이 아니라 부모와 조부모의 삶과 인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론과 실제를 적용하고자 노력한 교육전문가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한 과학과 기술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사랑하고 살아가야 하며 무엇을 배우면서 살아갈 때 행복한 삶을 마무리해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나의 삶과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제껏 살아온 삶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60, 70대에게는 희망적인 미래를, 40, 50세대에게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20, 30세대에게는 다가올 자신들의 미래, 성장하면서 살기 위해, 사랑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늘 창조적 생활을 하는 예술가의 마음으로 삶을 대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의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삶의 위로와 시사점을 얻기를 바라는 바람으로 애정을 담아 정리했으니 함께 사랑으로 행복해지는 삶으로의 여정을 떠나 봅시다.
2024년 봄 어느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