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에 마산에서 출생했다. 총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 입학하여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한전숙 교수님 지도로 「현상학적 신체론: E. 후설에서 M. 메를로-퐁티에로의 길」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3월 시민대안학교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위원,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 대표로 일하고 있다.
1987년부터 2020년까지 여러 대학의 학부와 대학원에서 시간강사로 철학과 예술에 관련한 강의를 했다. 그리고 교도소, 도서관, 문화센터, 공무원 교육기관, 각종 시민교육 시설들을 오가며 특강을 했다. 그 와중에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직과 한국철학회 부회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26년 동안 〈철학아카데미〉에서 다양한 주제로 수없이 많이 강의하면서 매번 강의록을 제공했고, 이 강의록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영화에 관한 『인간을 넘어선 영화예술』, 존재론 입문을 위한 『존재 이야기』, 메를로-퐁티 『지각의 현상학』을 강해한 『몸의 세계, 세계의 몸』, 미술에 관한 『미술 속, 발기하는 사물들』, 후설의 현상학에 관한 『의식의 85가지 얼굴』, 입문자를 위해 철학의 개념을 풀이한 『철학라이더를 위한 개념어 사전』,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를 강해한 『존재의 충만, 간극의 현존』(전 2권), 메를로-퐁티의 『눈과 정신』을 강해한 『회화의 눈, 존재의 눈』, 현대철학자들의 사상을 개관한 『현대철학의 광장』, 현상학적 사유를 나름으로 해석한 『불투명성의 현상학』,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서론: 리좀」을 강해한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서론: 리좀〉 읽기』 등이 그 책들이다. 여기 이 책 『미셸 푸코 《말과 사물》 강의』도 〈철학아카데미〉에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6학기 동안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 외 여러 공저가 있고, 주요 역서로는 마빈 민스키의 『The Society of Mind』를 번역한 『마음의 사회』가 있다.
한때 ‘함수적 존재론’이라는 나름의 존재론을 모색했으나 중도에 그쳤다. 요즘에는 신경과학을 염두에 둔 몸과 의식의 문제를 탐색하는 가운데, 브뤼노 라투르의 신-실재론을 중심으로 한 신유물론의 문헌들을 살피면서 21세기를 염탐하는 존재론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본인의 저서인 『불투명성의 현상학』에서 구축한 개념인 ‘감각물질’을 기반으로 나름의 존재론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르 몽드』 신문은 푸코의 『말과 사물』을 20세기 백 년 동안 프랑스에서 산출된 책 중에서 최상위 3권에 해당한 책으로 선정했다. 무슨 이유였을까? 『말과 사물』에는 ‘인간 과학들의 고고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인간 과학’은 푸코가 조성한 용어로서 흔히 말하는 인문학이 아니라 오늘날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과 학문인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생물학 등을 일컫는다. 푸코는 특히 생명, 언어, 노동을 중심으로 16세기에서 17세기로 넘어오면서 인식적 사유의 틀인 에피스테메가 어떻게 크게 한 번 바뀌고, 18세기에서 19세기로 넘어오면서 에피스테메가 어떻게 다시 한번 크게 바뀌는지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온갖 문헌들을 일일이 살펴 말 그대로 고고학적으로 입증해 보인다. 그 연구 결과, 그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문학’이나 ‘인간’이라는 개념마저도 19세기에 중후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탄생한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지식의 편재에 관한 고착된 편견을 일거에 무너뜨린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이 널리 알려진 만큼이나 읽기에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나는 이 책 『미셸 푸코 《말과 사물》 강의』를 통해 한국의 독자들이 미셸 푸코의 놀라운 지성의 위력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 성과에 힘입어 인간의 존재와 사유의 무한정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그 실증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데 조금이라도 더 알기 쉽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푸코는 『말과 사물』 저 유명한 마지막 문장에서 “어떤 사건에 의해 인간의 해변에 모래로 새긴 얼굴이 파도에 씻기듯 지워질 것을 장담한다”라고 말했다. 오늘날의 AI 지배가 그 사건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