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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송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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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마을에서 자란다 마을이 자란다>

송태영

시인, 논픽션 작가. 전북 고창에서 한글날 태어났다.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논문으로 <창의성 신장을 위한 논술교육 방법론 연구>를 집필했다. 그후 대안학교인 ‘난나학교’, ‘한빛고’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 배웠다. 전태일문학상과 5·18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보이지 않는 인간의 내면을 기록하는 ‘목소리문학’에 매진해왔다. 또한 10여 년에 걸쳐 기관 학교 시민단체 등에서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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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마을에서 자란다 마을이 자란다> - 2020년 9월  더보기

[펴내는 글] 모두가 교사 모두가 학생 “우리 아이를 시내 학교로 보내고 싶은데, 학군이 여기 묶여 있어 가지 못하게 됐어요. 황등중학교가 우리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오래전, 황등중학교의 어느 교사가 주민에게 들은 얘기다. 이 말은 혁신학교로 전환하기 전 지역 주민들이 황등중학교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 반영하고 있다. 그들에게 황등중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아닌 불신의 대상이었다. 심지어 주민들에게 피해마저 주는 곳이란 인식이 있었던 것이다. 실제 여러 주민들이 시내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주소를 옮기고 이사를 했다. 변화는 새로운 교장의 부임과 함께 시작되었다. 홍석종 교장이 황등중에 온 후, 학교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황등중과 함께 황등기독학원 소유의 성일고 국어교사로, 두 학교의 교사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이였다. 평교사이던 그는 교감을 거치지 않고 퇴임 2년을 앞둔 시기에 전격적으로 초빙형 교장에 임명되었다. 그는 교장실에서 교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교무실에 찾아가는 등 전에 볼 수 없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했고, 사람에 대한 깊은 공감과 경청, 소통의 지도력으로 교사들을 존중하는 자세로 관계를 맺어갔다.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태도가 아닌 부드러운 리더십은 소통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조직에서 관리자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반증이었다. 이 작은 움직임이 혁신학교로 전환하는 밑거름이 될 줄 그때는 몰랐다. 당시만 해도 혁신학교는 너무도 멀게 느껴지는 개념이었다. 학교는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교사들이 찾은 대안은 혁신학교였다. 이미 한 차례 혁신학교에 도전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혁신학교 전환은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첫해 혁신학교 심사를 맡은 한 장학사는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준비가 안 된 학교에서 어떻게 혁신학교를 하려 합니까?” 그만큼 준비가 미비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나 혁신의 철학 없이 관리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한 한계가 노출된 것이다. 새롭게 부임한 홍석종 교장은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고 밑바닥부터 다시 혁신을 시도하고 다져갔다. 황등중은 홍석중 교장 부임 2년차에 혁신학교 인가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기존에 없던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경직된 학교 공간을 떠난 외부에서의 만남은 교직원들의 마음을 가깝게 하였다. 혁신학교로 전환한 첫해 황등중은 교직원 사이의 소통에 중점을 두었다. 교직 문화를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소통 구조로 바꾼 것이다. 학교는 시나브로 바뀌어갔다. 본질적인 관계의 변화였기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혁신의 시작이었다. 수평적 교직원 문화는 교사들의 자율성을 보장했고, 각자의 전문성이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문화는 교사들의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고, 교육과정에 반영되었다. 교사들에겐 자율 연수가 권장되고 독려되었다. 교사들은 가르치는 이이면서 동시에 배우는 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았다. 민주적인 소통 구조는 교무실의 공기를 바꾸었다. 교무실에 흐르던 침묵과 긴장은 인간적 신뢰감으로 대체되고 따뜻한 공기가 흘렀다. 불신의 문화는 신뢰의 문화로 대체되었다. 학교마다 만연한 교사들 사이 갈등이 녹아내리자 관심사의 초점이 학생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들여다보고 교육의 본질을 사유하기 시작했다. 혁신학교라는 하나의 모델이 중심이 되자 이를 바탕으로 황등중학교를 다시 바라보고 교사로서 자신을 바라보는 성찰의 매커니즘이 작동했다. 성찰을 통해 교사들은 근무 평점이 아니라 교육자로서 자신을 들여다봤고, 누구도 개입하지 않는 교육자로서 자신을 평가하게 됐다. 극적인 변화였다. 그것은 애초 그들이 교육자가 된 이유였고 교육을 하는 이유였다. 황등중학교가 혁신학교가 된 후 가장 큰 변화는 교사들이 각자 시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회의 때마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제안되었고, 열의 있는 교사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수용되었다. 자연스레 교육과정이 다양해지고 풍성해졌다. 새로운 것들이 생겨났고, 기존의 것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재기획되었다. 새로운 시도는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혁신은 모든 차원에서 이뤄졌다. 학교 안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먼저 제기되곤 하던 우려는 사라지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바뀌었다. 이는 학교의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교사들의 표정이 바뀌었고, 학생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돌았다. 일본의 교육학자 사토 마나부가 동아시아 교육의 기저에 흐르는 핵심 요소로 파악한 ‘허무주의’와 ‘냉소주의’는 서서히 황등중 바깥으로 밀려났고, 그 자리에 혁신교육의 희망이 자리잡았다. 혁신교육은 황등중학교에 새로운 고민을 던져줬다. 어떤 해결책도 제시된 게 없었지만 교육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했고, 그 장을 마련해주었다. 그동안 놓치고 있던 교육의 본질을 사유할 수 있게 했다. 사유를 통해 교사들은 성장했다. 황등중학교 혁신교육의 여정을 함께한 영어교사 오경택은 혁신교육이 교사로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우리가 좀 더 가치 있는 인간으로서 삶을 생각할 수 있게 해줬어요. 우리가 성장하면서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게 해줬어요. 학교 안에서 교사들이 서로 성장하고 배우면서 경험의 폭이 넓어졌고 그것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어요. 교사가 성장하면 학생들도 더불어 성장하게 됩니다.” 황등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전환한 후, 오경택 교사는 혁신 업무를 담당하며 교육을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혁신교육은 그를 수동적인 교사에서 능동적인 교사로 탈바꿈시켰다. 혁신교육은 ‘할 수 없다’는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에게 교사라는 직업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수업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영어교사로서 수업의 기술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10여 년에 걸친 그의 경력은 영어를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이었다. 그저 교실에서만 교육이 이루어진다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혁신 업무를 맡으며 처음으로 진지하게 교육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대학 시절에도 해보지 않은 고민이었다. 교육이란 무엇일까? 학교는 어떤 곳이고, 어떤 곳이 되어야 하는가? 교육을 통해 나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우리 사회가 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인간은 어떤 모습인가? 한번 시작한 질문은 꼬리를 물고 그에게 다가왔다. 혁신교육이 그에게 던져준 것들이다. 단지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아니라 교육철학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수업을 잘하는 소극적인 의미의 교사를 벗어나 학생들의 삶을 고민하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매개체가 되고 싶었다. 혁신교육을 시도하며 그는 교육을 통해 학교와 마을 그리고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그와 황등중 교사들의 교육은 과거와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 그 미래 중 하나는 마을이었다. 학교와 함께 더불어 행복한 마을. 교육이 교실과 교과서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마을이라는 새로운 교과서를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것. 이것이 그와 황등중학교가 혁신교육을 통해 시도한 것들이다. 마을이라는 교과서는 고정된 텍스트가 아니라 늘 변화하고 생생하게 우리 곁에서 꿈틀거리는 텍스트였다. 그 텍스트를 함께 만들어가는 교사와 주민들은 텍스트에 의미를 부여하고 행복을 창출했다. 혁신학교가 된 후 지난 6년 동안 황등중학교는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에 놓여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학교가 바뀌었고 교사들이 바뀌었고 교육과정이 바뀌었고 학생들이 바뀌었고 마을이 바뀌었다. ‘혁신’은 태생적으로 ‘바꾸는 것’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다. 황등중학교에서 마을학교를 처음 시작할 때 슬로건은 “모두가 교사가 되고 모두가 학생이 되는 학교”이다. 그 슬로건처럼 마을학교는 황등중 교사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였다. 황등중학교는 마을학교를 통해 교육을 나누었다. 마을학교에서는 교사도 주민도 학생도 가르치는 자였고, 교사도 주민도 학생도 배우는 자였다. 그리고 가르침도 배움도 개인에게서 멈추지 않고 공동체와 함께 나누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 글은 나눔에 관한 기록이다. 이 책은 황등중학교 혁신교육 공동체의 여러 면모 중 ‘마을학교’에 중심을 두고 집필하였다. 황등중학교 혁신의 여정에 관해 여러 교사들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마을학교에 관한 내용은 강사로 참여한 이들, 수강생으로 참여한 주민들이 생생한 체험담을 들려주었다. 이 책의 3부와 4부는 마을학교 프로그램 중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황등중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악기 연주자인 재학생과 졸업생이 들려준 이야기를 글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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