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삶이 통째로 어디 커다랗게 핀 곰팡이 같을 수 있지요
사이 좋게 삽시다
곰팡이는 온난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너무 차갑고 건조한 사랑은 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저는 이십일년을 살았는데도 국어를 잘 몰라요
귀여운 아가시절부터 지금까지 몹시 일관적으로
오다.와 가다.를 구분해서 옳게 쓰지 못한답니다
재미있는 여름 저녁에 양화대교에 갔답니다 한강 물결 사이로 허연 게 떠다녔어요 어디로 둥둥 떠나려나 보는데
그 허연 게 주르륵 잘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어디 갔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물구덩이에 동그랗게 멈춰 서 있는 것 같기도 했는데 한참 보니까 그게 아니라 그냥 반사된 빛인가 싶기도 하고
허연 친구 어디로 흘러갔는지 저는 알 길 없지만 아마 그건 오다.와 가다. 사이에서 흐르고 있으려나? 잘 있으려나 궁금해 할 뿐이었죠
오다와 가다가 어떻게 섞이는지
오늘들이 어떻게 시차 속에서도 만나는지
그런 것들을 사랑하게 되면 생존확률이 급격히 저조해지는 우리 지구에서
잘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