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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심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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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78장의 이혼 사유>

심규덕

변호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및 벤처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 후 법무법인(유)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이후 법무법인 심을 설립해 기업 자문, 스타트업 및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실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탈잉과 ㈜스매치코퍼레이션의 자문변호사, ㈜썬라이즈오일의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메가로스쿨에서 추리논중 과목을 강의하며 예비 법조인 양성에도 힘써왔다.
저서로는 《변호사가 될게요》, 《덕조윤리: 개념편》, 《붕붕 할아버지》, 《규리논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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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78장의 이혼 사유> - 2026년 9월  더보기

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두꺼운 서류봉투와 함께 단단한 방어벽을 두르고 있다. 이혼 소장을 작성하기 위해 마주 앉으면, 의뢰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완벽한 피해자'로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외도와 폭언, 경제적 무능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그 눈물의 의미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억울함이고, 누군가에게는 미련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너진 자존심을 향한 애도다. 처음 변호사가 되었을 때는 그 차이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수많은 이혼 사건을 겪으며 의뢰인이 처음 몇 마디를 꺼내는 순간,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이 이혼인지, 복수인지, 인정인지, 아니면 상처 입은 자존심의 회복인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을 가르쳐 준 것은 법전이 아니라 수많은 사건과 실패, 그리고 78장의 카드였다. 초년 변호사 시절의 나는 법리적 승소만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될수록 합의를 번복하거나 사소한 물건 하나에 집착해 소송을 파국으로 몰고 가는 의뢰인들을 보며 혼란을 느꼈다. 어떤 의뢰인은 거액의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받고도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며 항소를 고집했고, 또 다른 의뢰인은 모든 재산을 포기하겠다던 사람이 마지막 순간 "결혼반지만은 돌려받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사람은 자신의 진짜 마음조차 스스로 모를 때가 많다는 것을. 가장 간절한 욕망을 자존심과 두려움 뒤에 숨긴 채 법정에 선다는 것을. 변호사의 역할은 단지 좋은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있지 않다. 의뢰인조차 알지 못하는 진짜 욕구를 발견하고, 그것을 법률의 언어로 옮겨 담는 일 또한 중요하다. 타로는 78장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상징의 언어이자 인간의 무의식을 비추는 도구다. 나는 차가운 소송 절차 속에서 카드가 보여주는 의뢰인의 내면을 함께 읽기 시작했다. 그것이 무너진 삶의 앞에서 변호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과 직업은 법적인 문제가 없도록 모두 각색했다. 하지만 그들의 눈물과 분노, 그리고 끝내 자신과 화해하던 표정만큼은 모두 실제 이야기다. 부디 이 글이 독자 여러분의 마음 어딘가에 있는 장면과 닿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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