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태어났다. 군 복무와 잠깐의 서울 생활을 제외하고는 제주의 하늘과 바다를 벗하며 산다. 부모님의 혼이 담긴 제주의 전통 초가집을 고수하고 있다. 관리하기 힘들지만 초가는 내 삶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본채를 제외한 바깥채는 ‘해녀와 초가집’이란 이름으로 민박을 운영 중이다. 문을 열면 바라다보이는 호수의 고요한 풍경이 좋다.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선거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오래전부터 사람 사이의 신뢰를 중히 여긴다. 교도소에서 글쓰기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좀 더 열심히 쓰고자 수필가로 등단했다.
2020년 현재 수필과비평 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제주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글로 풀어낼 수 있기를 갈망한다.
2010년 5월 21일 새벽 3시경 교도소는 적막했다. 교도소 문을 지날 때마다 덜컹거리는 쇳소리는 몸을 오싹하게 했다. 모든 입방 조치가 끝난 뒤 나는 독방에 갇혔다. 몹시 지쳤던터라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아침에 밥이 나왔으나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시리도록 차가운 벽만 바라보았다. 지옥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었다. 한 달 가까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그동안 면회는 금지였다. 조사가 끝난 뒤 비로소 나는 현실을 깨달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곰곰 생각했다.
매일 노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나의 삶을 세우기 위한 출발이었다. 갑자기 달라진 일상 앞에서 나는 풍랑을 만난 배처럼 흔들렸기에 마음을 세울 무언가가 필요했다. 비바람이 되어 몰려오는 갈등과 번민을 잠재우고 지탱하기 위해 펜을 잡았다.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짚을 필요가 있었다. 또한 법 앞에 참 모습이고 싶었다. 죄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죄는 결코 미화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