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십 년 만에 첫 시집입니다.
한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처음으로 안착을 시도해볼 일이었습니다.
평생 말씀을 갖고 기도하듯 살아야 하는 사람,
시인은
바릿대 안에 수많은 말을 모으고 거르고
비로소 시로
다시 돌려 드리는,
증진,
말이 아니라 뜻이 중요한 삶이라
말의 탁발승일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불시착은 많았음만큼의 연습이었기에
안착이 쉬워지고 있습니다.
남녘 변방이 좋았습니다.
발화는 따뜻한 이곳 변방에서 일어나기 충분하므로.
2020년 가을, 남녘 바닷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