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다른 행성에 머물렀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접근하지 않았던 다채로운 희락과 모험이 새로운 숨결로 맥박을 뛰게 했으나 때로, 어쩌면 자주, 저울추를 잃은 듯 심사가 기울고 허허로웠다. 십여 년을 그렇게 지냈고 어느 날, 강렬한 호출이 있어 글 세계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홀연 깨달았다. 그 가깝고도 먼 행성에서 오래 유영했던 것은 오직 이 매혹적인 창작 세계로 새롭게 귀환하기 위해서라고.
다시 글을 썼고 3년 만에 이 책을 엮는다.
사랑하는 이들, 그리고 태어남으로 애틋하고 애달파진 지상의 모든 눈부신 존재들과 경계 없는 생의 우주를 함께 거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