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의 이론이나 쓰기는 체계적으로 부족하다.
시와는 거리가 먼 금융업에 평생을 종사했다.
어쩌면 시를 독학으로 배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이 네 번째 시집으로 초고는 많이 썼지만
정작 활자화된 것은 천여 편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시를 쓸지 나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쓴 시들의 본령(本領)은 분명히 안다.
그것은 내가 살아온 어제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오늘을 함께 지내지 못한
소중한 이들에 대한 그리움이다.
나의 어머니께선 김치와 된장을 참 잘 담그셨다.
그 맛 또한 최고였다. 그런 어머니의 손맛을 전수받은
아내가 간 지 10여 년이 되었다. 나는 이 시집에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오직 가족을 위해 노동으로
헌신하신 아버지의 사진 앞에서,
흩어져 사는 애들을 생각하며,
독자와 나 스스로를 위해서
고된 시 쓰기를 계속할 것이다.
2024년 갑진년 연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