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낭테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 유럽문화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문학과 철학의 대화에 관심이 있으며, 문학 이론과 폴 리쾨르의 해석학에 관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해석의 에움길: 폴 리쾨르의 해석학과 문학』이 있고, 옮긴 책으로 폴 리쾨르의 『시간과 이야기』(전 3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로즐린 뒤퐁록, 장 랄로 주해서) 등이 있다.
이 점에서 리쾨르의 해석학은 타인의 심리를 이해하려는 딜타이 류의 낭만주의 해석학에서 벗어나 하이데거적인 존재론적 이해로서의 해석학과 만난다. 그러나 텍스트를 통한 자기 이해라는 먼 길을 택한다는 점에서 하이데거와는 다르다. 반성철학, 현상학 그리고 기호, 상징, 텍스트의 매개를 통한 해석학은 직관에 의한 투명한 자기 인식의 꿈을 포기하고 길고도 먼 우회로를 통해 자기 이해-세계 이해에 이르고자 한다.
리쾨르의 이야기론을 이해한다는 것은 바로 이 텍스트 해석학을 이해하는 것이 된다. 텍스트를 해석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텍스트 내에서 작품의 구조화를 지배하는 내적 역동성을 찾아내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텍스트를 넘어 텍스트가 가리키는 세계, 텍스트가 담고 있는 '것chose'이라 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 내는 작품의 힘을 찾아내어 독자 '나름대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해석학은 구조주의를 수용함으로써 상징을 탈신화화하고, 텍스트가 보여주는 존재 이해를 받아들임으로써 구조주의를 넘어선다.
이처럼 해석학을 "어떤 해석, 다시 말해서 단일한 텍스트나 하나의 텍스트로 여겨질 수 있는 일군의 기호들에 대한 해석을 지배하는 규칙들에 대한 이론"으로 정의한다면, 그의 해석학은 언어학, 정신분석, 신학, 사회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해석 방식(해석학)과의 만남(갈등)을 통해 말의 뜻이 속한 여러 가지 층위를 골고루 더듬어 삶의 뜻과 연결시키는 종합적 해석학, 또는 해석의 일반 규칙을 지향한다고 말할 수 있다. 말의 뜻을 푸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말뜻을 통해 삶의 뜻으로 나아가는 것이 리쾨르 해석학의 특징이다.
사실 "허구 이야기에서의 시간의 형상화"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시간과 이야기』2권은 나머지 두 권에 비해 가장 '문학적'이다. 특히 버지니아 울프, 토마스 만, 프루스트의 작품을 분석한 부분은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때로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리쾨르의 이론에 짓눌리지 않으려면 이 부분부터 읽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또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시간과 이야기』1, 2권의 요점을 중심으로 옮긴이 해제를 마련하여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은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000년 12월 19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