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초긍정·초집중·무한도전의 연속
나는 평생동안 가슴속에 많은 꿈의 씨앗을 품고 살아왔다. 그중에는 세상 속에 꺼내어 싹을 틔우고 가꾼 것도 있지만, 몇몇 씨앗은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묻혀있는 것도 있다.
나는 1950년 6·25 한국전쟁 일주일 전에 태어났다. 10살 소년시절에 기관지 천식으로 숨을 헐떡이며 살아야 할 때, 나의 꿈은 ‘언젠가 건강해지면 세상을 마음껏 달려보는 것’이었다. 동네 돌팔이 의사의 권유로 뜀박질을 시작했고, 꺼져가던 삶의 등불을 지켜줄 수호신으로 삼아 달리고 또 달렸다.
내 인생의 수호신 달리기를 통해 몸이 많이 건강해졌고, 40대 중반 무렵부터는 경제적인 여유도 생겼다.
1999년 봄, 밀레니엄을 1년 앞둔 어느날이었다. 10살 소년 때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꿈의 씨앗을 꺼내어 싹을 틔우기로 했다.
마침 2002 한·일 월드컵을 유치해 놓고선, IMF 국난으로 대회 개최가 불투명하던 시점이었다. 나는 기관지천식으로 군복무 3년의 절반을 병상에서 보내며 무의도식 했던 빚을 갚아야 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성공기원 세계일주 마라톤을 계획했다.
드디어 밀레니엄 2000년 1월 1일 오전 9시.
지구 반대편 남미 칠레의 산티아고를 출발했다. 이후 남미대륙 횡단, 유럽대륙 일주, 일본 종주, 한국 156개 전 행정구역 일주 등을 성공리에 마쳤다.
3년여 동안에 월드컵 성공을 열배 기원한다는 뜻으로 2만 20㎞를 달렸다. 숱한 난관들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걸음마다 묵주기도로 모두 헤쳐 나가며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바쳐, 2002 한·일 월드컵 성공과 한국팀 16강을 기원했다.
IMF 국난을 극복하고 개최한 2002 한·일 월드컵은 대성공이었다. 모든 국민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똘똘 뭉쳐있었고, 선수들은 불굴의 투지와 집념으로 경기에 임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개최는 물론이고, 한국팀의 4강 신화는 5천년 한민족사에 길이 빛날 위업이었다.
세계일주 마라톤을 기점으로, 50대 중반부터는 육신도 건강해졌고 영혼도 맑아졌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평생을 괴롭혀오던 기관지천식도 환갑을 전후하여 기적적으로 완치되었다.
2016년에는 30여 년 동안 운영하던 식당을 그만두었다. 은퇴 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두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가평 꽃동네로 갔다. 마치 천국 같은 숲속에 묻혀서 꽃동네 가족들과 어울리며 2년째 생활하고 있다.
아내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나또한 70여 년 인생에서 마치 꿈결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제 또다시 가슴속에 품고 있던 세 번째 꿈의 씨앗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싹을 틔울 작정이다. 이번에는 도보 대장정을 통해 한반도 평화·번영과 동아시아 안정에 기여하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이번 기나긴 여정에는 아내도 동참하기로 했다.
2032 서울·평양 올림픽 및 2034 동아시아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일주 도보 대장정이 세 번째 싹 틔울 꿈이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길은, 초긍정·초집중·무한도전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세 번째 꿈의 성공을 확신하며 초집중하여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