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고 2014년 《동시마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집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가 있다. 본 도서는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2021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보조금을 지원받은 사업이다. 현재 상상나무작은도서관에서 상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봄이 되면
삭막했던 동네에 꽃들이 피어나지.
매화, 산수유, 개나리, 벚꽃, 목련, 라일락
바깥이 집 안보다 더 화사하고 따뜻해서
아이들은 하나둘 밖으로 나와.
축구도 하고 줄넘기도 하고 얼음땡 놀이도 하지.
어느 날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어.
어? 비가 오면 밖에 핀 꽃들은 다 지고 말 텐데……
내일은 꽃집에 가서 화분 하나 사야겠어.
그리고 수선화 봉오리를 사 왔지.
물도 주고 잎도 닦아주고 창문을 열어 환기도 시켜주었지.
그 순간 내가 참 착하고 멋지게 보였어.
너는 이렇게 멋진 나를 알 수 있을까?
만나면 부끄러워서 직접 말하지 못하고
너에게 꽃을 전해주고 싶었어.
나는 밖에 나갔다 오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꽃에게 들려주고
주문을 외웠지.
얄라리얄라 얄라리얄라
수선수선 피어 들어 수선 새겨들어 수선 뿅!
수선화 봉오리가 열리기 직전
화분을 들고 너에게 뛰어가야겠어.
이야기가 막 쏟아지려고 해.
잘 들어 봐.
2021년 10월 어느 멋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