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나뭇가지 끝 가까이에 가 올라 보니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주로 앞쪽에서 빛나게 반짝이는 사물보다는 뒤쪽에서 수런거리는 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시를 쓰는 일이란 무척 의미 있는 일이기도 했다.
어렸을 때 싸리비를 만들기 위해 싸리나무를 하러 갔다가 땅벌을 건드려 벌에 쏘이며 빗자루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았다. 시를 쓰는 것도 빗자루를 만들어 삶의 마당을 쓰는 일이다. 내 가슴에서 떠나보낸 시 한 편이 이 세상의 어느 한 부분을 쓸고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당분간은 살고 싶다.
2026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