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 나는 소설이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문장으로 구성된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낡은 재봉틀을 한 대씩 가지고 있다. 당신은 이것을 뇌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재봉틀이 움직이면서 말이 내뱉어진다. 하지만 생각이라는 실이 누구의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나는 당신이 남의 실로 옷을 만드는 것을 지켜본다.
나도 한 대의 낡은 재봉틀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오감이라는 손을 대신 사용해 이미지와 생각을 섞는다. 하지만 아직은 서툴다. 나는 아직도 손바느질을 배우고 있는 중이며 가끔은 재봉틀이 제공하는 기술에 기대고 싶다. 하지만 마지막 장인으로서 포기하지 않을 거다. 남의 실로 만들어진 불편한 옷을 벗으려면 스스로 옷을 만들어야 한다.
흘러가는 시간이 내 편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손가락이 바늘에 찔려도 수를 놓는다. 한 땀 한 땀, 나를 찔러 만들어진 작품은 솔직하다. 나는 심미적인 쾌락을 위해 작품을 디자인한다.
2015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