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텃밭의 흙을 갈아엎고 있는 아내가 저만치 보였다. 봄이 오면 아내는 텃밭에 씨앗을 뿌리리라. 배추씨를 심은 흙에서 배추가 자라나고, 무씨를 심은 흙에서 무꽃의 노래가 공중에 뿜어 올라 가리라. 텃밭의 아내에게 한 걸음씩 다가서며 아내에게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를 건네고 싶었다.
평생의 동지이자 친구로서, 그리고 애인으로서 항상 함께 하는 아내가 지금 흙을 갈아엎고 있는 겨울 텃밭에 봄이 오면 나는 한 송이의 무꽃이라도 피우자고 마음을 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