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시의 무게가
숲속 길 홀로 거닐다 내려앉은 꽃잎처럼
그리움 한 조각일 수 있기를
이 작은 시의 빛깔이
어둠 속에서 절망하는 이들에게
반딧불 같은 한 점 푸른빛이 될 수 있기를
평생 시집을 한 권만 내기로 마음먹은 적이 있었다.
혹시라도 내 시집이 분리수거의 수고로움이 될까 염려해서다.
이백여 편의 시를 컴퓨터에서 통째로 날려버렸을 때도시가 컴퓨터만 무겁게 했었나보다 생각하고 마음을 비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나의 첫 시집 『비탈에 선 자작나무』가 생의 비바람을 견디면서 버티어 온 몸부림이었다면 『바람의 글』은 비바람을 견뎌낸 내 삶을 돌아보면서 깨달음을 쓴 시다.
한 톨의 작은 열매를 위해 나무는 어둠 속에서 홀로 통증을 견디면서 흔들렸다는 것을 이순이 지나고서야 깨달았다.
이 시를 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신의 은총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2026년 여름날의 오후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