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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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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전주의 불빛>

최종규

본명은 최홍기. 전북 김제 용지에서 태어났다.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아. 체신부 행정 사무관을 거쳐 한국통신 부장.국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벽성대학 교수로 있으며,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이다. 지은 책으로는 <마음과 마음사이로 흐르는 강물>, <엄뫼에 내리는 하늘>, <장안산 억새꽃>, <밀물 썰물>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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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섬 25> - 2012년 10월  더보기

서(序) .......변명 맑은 시냇가에서 사슴 한 마리가 물을 마시고 있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뿔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사슴은 자신의 뿔을 자랑하고 다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사냥꾼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황급히 달아나고 싶었지만 그 뿔이 나뭇가지에 자꾸만 걸려 앞으로 더 나아가기가 힘이 들었다. 그 제서야 사슴은 자신의 뿔이 결코 자랑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솝’ 우화의 한 도막을 늘 떠 올리며 나는 평생을 살아가고 있다. 시란 도대체 무엇인가? 시는 내 삶을 지탱해주는 주춧돌이다. 그러나 이 시로 말미암아 나는 늘 고뇌 속을 꾸준히 헤매었다.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생활적으로 많은 것을 잃고 잃으며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이를 어찌하지 못하는 내가 개탄스러울 때가 참 많았다. 마치 머리 위의 뿔을 어찌하지 못하는 우화 속의 저 사슴처럼. 그래도 시는 내 삶의 윤활유였다. 그러나 한 편으론 이미 걸러냈어야 하는 오염된 윤활유에 지나지 않음을 실감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많이 자괴하고 성찰하며 절망하기도 했지만 이는 이미 체질로 굳어버려 어찌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항상 시를 떠나있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내게 늘 도사리고 있다. 끊고 싶어도 끊어지지 않는 참 묘한 인연이다. 그러한 마력이 이 시 속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시집을 109편으로 묶는 연유도 그러한 나의 번뇌(108번뇌)를 뛰어넘고자 함의 뜻이다. 시를 쓰는 인구가 일 만 여명에 이르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시인이 많아졌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의 부작용 또한 엄청나다. 이는 문학하는 사람들이 저지른 사회악의 큰 축이기도 하다. 소위 신인추천을 빙자해 책장사를 하는 잡지사들에 나는 전혀 동조한 적이 없다. 또한 문단의 잡스런 정치행태에도 비교적 초연하게 살려고 해왔다. 이 혼탁한 길에서 이렇게라도 나를 지탱해준 것은 그래도 시라는 것을 쓰며 그 시에서 위안을 받아왔지 않는가 싶다. 이제는 시를 쓴다는 것이 결코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은 세상이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시를 쓴다는 말을 잘 내뱉지 않고 살아간다. 시인이 홍수로 넘쳐나는 이 시대에 나는 정말, 정말로 무슨 시를 쓸 것인가?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가장 절박한 명제로 남게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가능하면 열권의 시집을 채우고 저 세상으로 조용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런 특전이 주어질 수 있다면 하는 간절함이 이제 와서 더욱 절실하다. 앞으로 채우고자하는 마지막 한 권의 시집에 이런 절박함이 가득 채워질 수 있기를 다짐하며 아홉 번째 시집을 내는 변명에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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