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나의 자줏빛 소파』, 『풍선을 샀어』, 『일요일의 철학』, 『가정 사정』,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혀』, 『복어』 등이 있다. 2008년 동인문학상을, 2024년 이상문학상과 김승옥문학상을 받았다.
작업을 하는 동안 내 삶은 더욱 단순해졌다. 소설은 간헐적으로 쓰지만 소설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날마다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소설이 어떤 이상理想이었다면 이제 소설은 생활生活이 되었다. 잘 써야지, 좋은 걸 써야지, 하는 마음도 사라졌다. 오롯이 남은 것은 소설을 좋아하는 마음뿐이다. 그게 청년 시절부터 내가 원했던 일이었으니 그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믿고, 믿는 일을 위해 노력하라는 헤세의 문장을 기억한다. 궁극적으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도 그렇다.
(……)
이 소설집을 쓰면서 나는 이야기가 서로를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며 살아갈 위안을 준다는 걸 경험했다. 무력하고 쓸쓸한 밤에. 이 책을 읽는 분들께도 그 감정이 가 닿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이렇게 여덟번째 연작소설집으로 오랜만에 독자들께 인사를 전한다. 모두 건강하시기를.
2022년 7월
조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