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엄지도 주먹도 아닌 고작해야 검지의 힘이 세진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게 됐는지 깨달았다. 서로를 일으켜 주는 덴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검지의 힘 정도만 있다면 우리는 서로를 좀 더 보듬고 아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 실제 흘러온 과거를 더듬어 보니 나는 많은 사람들의 다정함에 빚지고 있었다. 뾰족한 손톱으로 나를 할퀴고 큰소리로 욕하던 사람보다는 다정히 검지의 힘을 빌려준 친구들이 더 많았다. (…) 오늘도 어디서 왔는지 모를 죄책감과 상처를 안고, 남에게 앙갚음하는 대신 다른 이의 상처를 살피며 하루를 보냈을 당신에게 이 이야기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