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5~6학년 무렵부터 복통과 설사를 반복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오랫동안 고생해 왔습니다. 좋다는 음식과 여러 방법을 찾아다녔지만 증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10월 문형철 교수님을 알게 되어 건생병사 5과제를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십 년 된 질환이 몇 가지 생활 원칙만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이 너무 단순하게 들렸습니다. “과연 이것만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처음 4개월 동안 완벽하게 실천한 것도 아니었지만, 복통과 설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동료 한의사들도 직접 실천한 뒤 증상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 길에 대한 확신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건생병사 5과제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단순한 건강법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논문과 임상 경험을 검토하고, 여러 한의사가 직접 실천하며 다듬어온 ‘비방 아닌 비방’이었습니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원칙이지만, 그 안에는 방대한 과학적 근거와 오랜 임상 경험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증상을 낫게 하려면 무엇인가를 더 찾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건생병사 5과제를 통해 무엇을 채우기 전에 먼저 내 몸이 허용하지 않는 것을 차단하고, 불필요한 것을 비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비운 뒤에야 내 몸에 필요한 것을 제대로 채우고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유튜브와 각종 광고에서는 특정 질환에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 운동 정보가 검증되지 않은 채 쏟아져 나옵니다. 우리도 일상에서 “무슨 병에는 무엇이 좋다”는 말을 들으면 쉽게 구입하여 먹습니다. 그러나 질병의 원인과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지 않은 채 무언가를 계속 더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문형철 교수님의 제안으로 이 책을 함께 쓰면서,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이 얼마나 파편적이고 실천과 동떨어져 있었는지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롱 구멍으로 하늘을 바라보듯’ 좁은 지식으로 몸과 질병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방대한 논문과 임상 자료를 살펴보며, 읽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지식은 직접 실천하고 몸으로 체험할 때 비로소 삶을 바꾸는 지혜가 됩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이렇게 간단한 다섯 가지 과제로 정말 좋아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의심에서 출발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믿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의구심 때문에 가능성의 문까지 닫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썼다고 해서 제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배움을 실천으로 옮기며, 이 길을 먼저 걸어본 한 사람으로서 환자분들의 회복 여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길을 알려주시고 이끌어주신 문형철 교수님과,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주신 동료 한의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