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영문도 모른 채 세상에 던져졌다. 어느 날엔가 마주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 영혼의 머나먼 여행을 떠났다. 끝없이 타들어가는 의문의 목마름을 해갈하고자 시의 진수를 들이키고 또 토해냈다. 《아침 하늘 달》은 조금은 부서진 배를 타고 질풍노도를 헤쳐 나가는 여린 영혼의 고군분투기이자 끝내 희망의 빛줄기에 도달하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고 있다.
1
사랑하고 싶습니다. 청춘이 사랑의 계절이라면 저는 아직 겨울의 끝자락에 있습니다. 얼어붙은 강과 눈 덮인 동산은 속을 알 수 없듯이 제 마음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눈을 치우다 보면 내가 보이고, 내가 사랑하는 것이 뭔지 보일 날이 오겠지요. 하지만 결코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곳에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사랑하는 것이 있습니까?
2
오늘은 딱히 하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일도 없습니다.
비가 내리고 비는 지붕에 부딪쳐 소리를 냅니다.
그런 날입니다.
텔레비전을 보기도 사람을 만나기도 펜을 잡기도 싫고 그렇다고 시를 쓰기도 싫은
그런 날입니다.
이런 날에는 누가 저의 시를 읽고
찾지 못하던 생각이 문득 들었으면 하는 날
당신을 사랑할 것만 같은
날입니다.
날 떠나 어떤 날을 만난 시
그런 시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