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임실에서 자랐다.
숭의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평화문학』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전생에 나는 여시였다』, 『파가니니의 푸른 일기』와 소설집으로 『키스하러 가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15인 공동소설집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여성 성차별을 다룬 『미스 김, 시집이나 가지!?』, 한국잡지교육원 기자 만들기 시리즈인 『마침표를 찍었다고 글이 완성된 건 아니다』가 있다.
현재 《도서출판 바람꽃》 대표이며, 《한국잡지교육원》 전임교수로 교정・교열 문장 다루기 강의를 한다.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을 가득 안은 채 또 한 권의 소설집을 세상으로 떠나보냅니다.
우리 사회에서 약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글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쓴 작품들입니다. 굽이굽이 인생의 길목에서 만난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제 체험과 떼어놓을 수 없는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출구 없는 비정규직의 차별, 대기업 골드미스라는 허울 속에서 구조 조정에 시달리는 초라한 신분의 여성, 생계로 발목 잡혀 남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빈곤한 가정의 자식,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자들의 추악한 행태, 쓸모 없어질 때까지 회사를 위해 몸 바쳐 일하다 소모품처럼 버려지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았습니다.
오래전에 쓴 작품들이긴 해도 당대의 상황들을 고스란히 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크게 손보지 않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약자들의 삶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작품을 다시 보면서 여성들은 차별이 아닌 생존을 말해야 할 만큼 오히려 더 열악해졌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잘못된 사회 시스템의 톱니바퀴 속에서 짓밟히고 부서지는 약자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기대를 합니다.
사회적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통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인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이십여 년의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죽을 만큼 힘들었을 때, 마흔 살 넘어 대학에 입학한 뒤,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책 속의 문장들을 읽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게 하루를 살아가는 데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했지요. 세상의 문장이 나를 일으켜 주었던 것처럼, 내 문장 하나가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공명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여 내 작품 속 등장 인물들에게 언제나 따스한 마음을 잃지 말라고 주문하곤 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을 노려보는 쌍심지 - 내가 본 작가 권영임’ 발문을 써주신 김양호 교수님, 부족한 작품 하나하나에 온갖 철학적 의미를 부여해 그럴싸한 가치를 지닌 소설로 포장해 주신 김성옥 교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두 분 덕분에 두려움뿐이던 마음 안에 용기와 기대가 깃들기 시작했으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신들메를 조이고 나서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