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훔볼트대학에서 드라마 이론을 수학했다. 지은 책으로 《그날의 영화》 《베를린 코드》 《연애를 인터뷰하다》와 편저《홍대 앞으로 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공역)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 《그림의 목소리》《한번은》 등이 있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 나는 한동안, 연애를 하고 싶지만 아직까지 운명적인 파트너를 찾지 못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솔직한 고백을 듣고 담백한 충고를 해줬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우연히도 여자들이었다.
그녀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이제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고, 충분히 외로워보았고 사랑이 뭔지도 이제는 알 것 같다고... 하지만 그녀들의 얘기를 조금만 더 들어보면 그들이 아직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난다. 이를테면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말 외롭고 쓸쓸한 게 뭔지는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에고가 너무 강해서 온전하게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사람도 많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의 장막을 쳐놓고서 누군가 다가와주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경우도 수없이 보았다.
난 그녀들에게 "당신은 이래서 연애를 못해요"라고 단점을 지적하기보다 "당신은 이 부분만 고치면 훨씬 더 매력적인 여자가 도리 수 있고 사랑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해주려 최선을 다했다.
소심하게 작은 목소리로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던 그녀들은 대부분 내 얘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고 용기 있게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심지어 이 책을 쓰고 잇는 동안에도 드디어 사랑에 빠졌다고 수줍은 문자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 책은 그들과의 소중한 만남을 기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