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서섹스에서 태어나 여덟 살 무렵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해 애들레이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다양한 직업을 거친 뒤, 레이먼드 브릭스의 『아버지 크리스마스』에 영감을 받아 본격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작인 『악틸의 큰 수영』으로 주목받았고, 『식후 여섯 시드』로 네슬레 스마티스 도서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국 햄스테드에 정착했다가 글로스터셔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로 거처를 옮긴 무어는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갔다. 그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삽화는 윈드러시강 인근의 풍경을 바탕으로 탄생했으며, 10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후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비밀의 정원』, 오스카 와일드의 『켄터빌의 유령』 등 여러 고전 문학에 따뜻하고 생명력 있는 그림을 더하며 작품의 감성과 깊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켰다. 잉가 무어의 그림은 단순한 삽화를 넘어 시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또 하나의 언어로서 고전의 아름다움을 세대에 걸쳐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