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가 창 쪽으로 눈을 돌리면 늘 나를 보고 있는
키 큰 수삼나무
새 둥지 비어 있고 다람쥐도 안 보이는
내가 이곳으로 이사 올 때부터 나를 지키기로 작정한 듯
창가를 서성거리는 나무야
이제 곧 찬바람 불면 이파리도 실려
무심한 발끝에 가루가 되겠지
그래도 때가 되면 다 버리는
나무야
나는 너를 닮고 싶다
그래도 괜찮을까
시를 지으며 가난하지 않아서 좋다
끝내지 못한 시가 꼬깃꼬깃 비상금처럼
주머니 속 작은 주머니에서 바스락거릴 때
2026년 7월 뉴욕에서
복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