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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임어릴 적 살던 집 방 한쪽 벽면엔 커다란 책꽂이가 있었어요. 그 방에 들어가 책을 고르고 벽에 몸을 기대거나 배를 깔고 누워 책을 읽으면 순식간에 어디든 갈 수 있었지요. 소설 《키다리 아저씨》 속 주디가 보낸 편지를 읽다가 키다리 아저씨 대신 답장을 써 본 적이 있고, 《작은 아씨들》의 이웃집 로리를 상상하며 밤잠을 설친 적도 있어요. 누가 볼까 봐 눈물을 훔쳐내고, 때로는 이불킥을 하며 읽었던 이야기들을 징검다리 삼아 지금은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쓰고 있지요. 중학교 국어 교사로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길 바라며 선생님이 아닌 다정한 친구로 그들의 이야기에 슬쩍 등장하는 욕심을 부려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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