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마음은 그냥 둬도 잘사는 편이 아니라 그냥 두면 못사는 사람들에 가닿아 있다. 가난해도 약해도 무능해도 교회 안에서만큼은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지 않고 지켜지기를 바라는 동정(同情)의 마음이 면면히 흐른다.
그는 아버지의 술과 노름, 폭력, 지독한 가난이 남긴 상처투성이 누더기 같은 인생이 교회를 다닌다고, 기도한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교회에서 한결같이 자신을 믿어주고 조건 없이 사랑으로 섬겨주신 선생님을 만나 그리스도의 사랑을 영혼에 새겼다.
그 후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가난하고 삶이 어려운 분들 곁에서 시작한 부교역자의 삶 역시 고통스러운 몸부림과 마음부림의 연속이었다. 장마가 시작되면 깊은 지하 사택은 어김없이 홍수가 났고, 집안에 화장실이 없어 가족이 요강을 썼다.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경제적인 존립의 어려움으로 진지하게 사역을 그만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교회 개척과 목회의 여정을 눈물과 탄식으로 통과하며 자신의 ‘형통하지 않은 인생’을 그대로 꿋꿋이 하나님의 손에 올려드렸다.
이 책은 아모스서를 강해하면서 전한 저자의 ‘따듯한 공의’가 담겼다. ‘하나님의 공의’를 가두는 댐이나 둑을 무너트리지는 못해도, 돌멩이라도 하나 치워서 흐르는 물길을 막지 않도록, ‘하나님의 공의’가 강처럼 흘러 어딘가에 고이지 않고 고르게 전해질 수 있도록 낮은 형제에게 작은 친절과 배려, 사랑과 관심을 쏟자고 호소한다.
침례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의 트윅런던칼리지(TWIC London College)에서 성경주해 과정을 수학했다. 2015년 행신침례교회를 개척하여 7년간 목회했다. 교회 개척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는 코로나 시기에 담임자가 새로이 개척하는 사례로 2022년 8월 울산에 낮은담침례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하고 있다. 저서로 《본질이 이긴다》(더드림), 《목회 멘토링》, 《직설》(두란노), 《살아봐야 알게 되는 것》(넥서스CROSS)이 있다.
목사님의 통찰이 남다르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같이하는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주신 말씀들은 정말 무르익을 대로 익은 귀한 말씀들이었습니다. 가까이에서 긴 시간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달리 느낀 점은, 지금의 박영선 목사님의 경지도 시간을 따라 새로운 깨우침들이 점철되어 신학적 관점이 깊어지고 설교의 지경이 넓어져 다다를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인생의 연륜과 함께 신앙과 신학도 익어 가는 것임을 목사님과의 대화 가운데 알 수 있었고, 제 나이로서는 알 수 없는 삶과 신앙의 경험을 미리 전달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가야 할 길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며, 하나님은 실패와 절망과 죄 속에 뒹구는 인생 가운데서도 나를 빚어 가고 계심을 절절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상적으로 보이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보고 절망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대담에 집중한 6개월, 그리고 추가적으로 이루어진 시간들을 목사님과 같이하며 신앙과 신학, 그리고 삶의 전반에 대한 의문들을 여쭈어 볼 수 있었던 것은 제게 감개무량한 감사의 시간이었습니다. 평생의 못 잊을 추억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만남으로 인해 제 영혼의 유익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무엇보다도 귀한 스승님을 만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삶의 현실이나 목회 대상에 있어서 부름 받은 자리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목사님과 저는 동일하신 하나님을 느끼고 추구하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영선 목사님의 사유의 깊이와 넓이는 생래적인 예리한 통찰과 세월의 흔적이 남긴 연륜과 엄청난 독서량이 합해진 결과물이었습니다.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 속에는 목사님의 질곡의 세월이 녹아 있었습니다. 목사님과의 만남의 자리는 무엇보다 소외된 자와 가난한 자를 살피시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 자리는 거부하고 싶은 삶의 처절함 속에서도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소개받는 자리의 느낌이었으며, 영혼의 밤을 지나며 외롭고 초라하고 깜깜한 현실에서도 신실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지혜가 장착되는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