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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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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갠지스강 오 드 퍼퓸>

진주

메에에에에~
충분히 목은 풀었나?
가자! 이제 노래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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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갠지스강 오 드 퍼퓸> - 2013년 10월  더보기

짜이숍이다. 나는 조금 전, 벵갈호랑이가 그려진 노트 한 권을 샀다. 짜이 한 잔을 시켜놓고, 노트 앞표지에 힌두 신 스티커를 붙이는 중이다. 내 옆 자리에는 낯익은 사람이 어떤 기자와 인터뷰중이다. 오래 전, 돈가스(Tonkatsu)를 주 메뉴로 바라나시에서 일본 식당을 열었던 인도인 아무개다.(이름을 잊음) 그 동안 외국인들과의 활발한 교류로 지금은 상당한 실력의 디저리두(Didgeridoo) 연주자가 되었다. 기억이 난다. 나는 당시, 작은 주방에서 기름에 절어 돈가스를 튀겨내던 그의 사진을 찍었다. 동네 사람들은 고기를 취급하는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여행자들에게 그의 식당은 인기였다. 이제 그가 튀겨내는 바삭한 돈가스는 맛볼 수 없다. 그는 바라나시에서 유일했던 돈가스를 악기 연주로 승화시켰다. 그렇다. 시간이 껑충 뛰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왜 여기서 짜이를 마시고 있는 걸까? 무슨 명분으로? 돈가스가 시사점을 던진다. 돈가스와 디저리두의 경계선상에서 잠시 혼란스러웠다. 짜이를 한 잔 더 주문한다. 2004년, 나는 인도를 취재하다가 바라나시의 엘레나 게스트하우스(Elena guesthouse)에 머물게 되었다. 글들은 그때의 경험이 바탕이다. 그 후 8년의 세월이 흘렀고 2012년 6월, 비수기의 바라나시를 다시 찾았다. 그리하여 나는 바라나시의 한 짜이숍에서 인도인들 틈에 끼어 앉아 짜이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가만, 사실 나는 한 인간을 끈질기게 추적중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곧 결론을 드러낼 것이다. 나는 바라나시에서 적당한 장소를 골라 글을 쓰려고 했지만, 하나도 쓸 수가 없었다. 더웠고, 자꾸 엉덩이가 들썩였고, 길을 오가다 사람들을 만나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기 일쑤였다. 사실은 그래서 오늘 또 짜이를 마시러 나왔다. 마음을 다잡고 작가의 말이라도 완성하리라는 굳은 결심으로. 그런데 돈가스를 튀기던저 친구가 유망한 디저리두 연주자가 되었을 줄이야. 짜이를 한 잔 더 마셔야 할까? 아니다. 그의 새 인생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나는 오늘 작가의 말만 완성하자. 바라나시의 짜이숍에서 완성한 작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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