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2012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해 2015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레이디 맥도날드』, 『거짓말』,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 경장편소설 『서핑하는 정신』과 산문집 『밤은 부드러워, 마셔』, 『당신은 빙하 같지만 그래서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 『우리는 가끔 외롭지만 따뜻한 수프로도 행복해지니까』, 『오늘도 초록』, 『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 등이 있다.
그전까지 소설을 쓴다는 것은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었는데 이 소설을 쓰는 동안은 그렇지 못했다. ‘작가의 말’을 쓰고 있는 지금은 알겠다. 그건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은 불안 속으로, 자청해서 걸어들어가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각오가 필요한 일. 용기도 있어야 하는 일. 둘 다 부족했다. 각오도, 용기도.
하지만, 내게는 할일이 있었다. 그녀를 잘 보내드리는 일. 단정하고, 깨끗하고, 화사하게.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 다시 ‘레이디 맥도날드’ 폴더를 열 시간이었다.
정동 맥도날드는 이제 없다. 경찰박물관도, 서머셋 팰리스 스타벅스도, 스타식스 영화관도, 씨넥스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는 있다. 그리고 정동에는 더이상 그녀, ‘레이디 맥도날드’도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