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가 인간만의 것이 아니어서 덜 외로운 SF 작가입니다. 제1회 한낙원 과학소설상과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알렙이 알렙에게』, 『써드』 1~2, 『이끼밭의 가이아』 등의 작품을 썼습니다. 우리와 우주를 나눠 쓰는 비인간 친구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dearjei_writer
듣는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가? 나는 이 동사의 물리적 의미, 은유적 의미, 듣는다는 행위의 주체를 차례로 톺아 보았다. 관심은 자연스레 ‘듣다’의 목적어인 ‘소리’로 이어졌다. 세상은 어떤 소리들로 채워져 있는가,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소리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소리를 감지했을 때 청자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주인공 달이는 현실의 내가 가지 못하는 길을 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소리의 발원지로 눈길을 돌리고, 거기로 갔다. 결국 누군가의 사연과 기척을 듣는다는 건, 그 존재에 눈길을 주고 그 곁으로 가는 일이며 존재론적 응답임을 달이에게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