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대하여.
일기, 고해성사도 비밀공유의 소극적 장에 다름 아니므로 망각돼버린 비밀, 공유되는 비밀은 흔해도 혼자만의 비밀은 드물다. 이는 싸지르는 것이 먹는 것만큼이나 살이에 중요하다는 강력한 증거다. 해서, 하루하루가 소소한 것들로 채워지더라도 기록으로써 혹은 대화로써 늘 배설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아기가 싸지른 똥에도 기꺼이 진지한 감상자가 되고 마는 아기 엄마와 같은 비밀공유자가 없더라도 배변훈련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혼자서도 소소한 일상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