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환자와 가족을 대할 때마다 미안한 점이 많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잘 해소 시켜 드릴 수 있게 수술 전후에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해 드려야 하는데 핑계가 될지 모르지만 의사생활을 하다 보면 그러한 여유를 가지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보호자께서도 주로 저녁시간에 병원에 오실 수 있는데 늦은 저녁시간이나 밤까지 기다려서 상담하는 것이 실제로 어렵습니다.
암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뿐 아니라 그 가족과 지인들에게 상당한 심적 부담이 발생하게 됩니다. 암에 대해서 가족과 환자 간에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항암제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드리기도 어렵고 혹 말씀을 드려도 잊어버리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러할 경우에 주위에 믿을 만한 의사가 있으면 상담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 어떻게 할까 갈등과 염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발간하게 된 동기는 의사의 입장에서보다 환자와 그 가족의 입장에서 암 진단부터 후속 치료 등에 대한 지식제공의 도움을 드리고자 서술하게 되었습니다. 환자와 가족 분들의 궁금증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인하여 다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보완책으로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습니다. 의술은 수학처럼 문제해결에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의사의 경험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방법이 조금씩 변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에 저술한 내용은 제 개인적인 임상경험과 생각을 기술한 것이므로 다른 의사와 견해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주 내용은 필자가 25년간 대장암의 수술경험을 바탕으로 가급적 의학적인 단어와 전문적인 치료과정은 기술하지 않고 알기 쉽게 환자와 보호자께서 치료받으시기에 필요한 일반적인 내용만 기술한 것임을 양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저술하면서 대장암에 대한 진단과 치료 그리고 수술 후 환자와 가족을 돌보는데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끝으로 이 책이 조금이나마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또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