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신구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과 한국 곳곳의 삶의 풍경 속에 스며 있는 시대의 흔적과 보이지 않는 정서의 기류를 고유한 사진 문법으로 포착해 온 사진가이다.
대표 연작으로 〈제주-천구백팔십〉(1979-1984), 〈거리의 양키들〉(1984), 〈도시의 이미지〉(1985), 〈타인의 땅〉(1985-1990), 〈충돌과 반동〉(1990-2000), 〈기氣〉(2002-2007), 〈적막강산-도시 징후〉(2019) 등이 있다. 대표 저서로는 『타인의 땅』(열화당, 2016), 『제주-천구백팔십』(열화당, 2015), 『충돌과 반동』(이안북스/포토넷/다른세상), 『LEE Gap Chul』(열화당, 2012), 『검은 바람』(닻프레스, 2017) 등이 있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뮤지엄한미, 미국 산타바바라미술관, 아시안 아트뮤지엄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 안 가는 날은 사진을 찍으러 다녔어요. 처음엔 집에서 반대를 했지만 열심히 찍고 상도 받아 오니까 뭘 하려나 보다 싶었는지 카메라를 사 줬죠. 아사히 펜탁스 MX가 첫 카메라로, 당시 최신형으로 노출에 따라 LED에 색색 광원이 들어오는 게 너무 신기해서 샀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 쓰기가 불편해 곧바로 니코맷으로 교환했어요. 이후 일을 하면서 줄곧 니콘 카메라를 썼고 한때는 니콘 F4를 여러 대 가진 적도 있었죠. 잡지사에서 사용 기한이 5년 정도 되면 폐기 처분하는 것들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땐 지인들에게 카메라를 선물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