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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우병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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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생활법률>

우병창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학사/동 대학원 법학석사․법학박사
한국가족법학회 회장/한일법학회 부회장
(현)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학장
(현) 한중법학회 회장
(현) 新아시아가족법삼국회의 코디네이터
(현)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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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생활법률> - 2025년 9월  더보기

머리말 법이란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바로 다음 책장을 넘기면 된다. 그러면 가느다란 버드나무 가지 하나만큼의 설명이 나올 것이다. 그게 전부다. 그 다음은 독자의 몫이다. 표지의 그림은 클로드 모네의 작품 버드나무이다. 표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으나 결론은 그림이었다. 그런데 수천 장의 명화를 보고 정한 것이 왜 하필 버드나무일까. 법학도가 되어 들어 온 법에 대한 평가는 법학은 딱딱한 학문이고 그것을 공부하는 사람은 고지식하거나 경직되어 있다는 이미지가 일반적이었다. 버드나무의 꽃말은 정화, 경쾌이다. 버드나무의 꽃말과 법의 이미지, 그 케미는 어떨까. 우리나라 법 중에서 기본의 기본이 되는 법은 민법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생기는 법률관계의 대부분은 민사법률관계이다. 그래서인지 변호사시험에서의 비중도 민사법 분야가 공법이나 형사법 분야보다 더 많기도 하다.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라는 것이 민법 제1조이다. 천 개가 넘는 민법 조문 중에서 맨 앞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중요한 조문이라는 뜻이다. 이 제1조가 바로 법학도가 나아가는 출발점이며, 내가 생활법률 강의에서 맨 먼저 얘기하는 법조문이기도 하다. 버드나무를 표지로 고른 이유는 제1조에 나오는 조리(條理)라는 용어 때문이다. 민법 교과서마다 ‘조리는 사물의 본성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리도 어려운데 사물은 뭐고 본성은 또 뭔가. 이래서 법은 어려워 ㅜㅜ. 이런 학생들에게 ‘사물의 본성’을 설명할 때 예로 드는 것이 바로 버드나무와 대나무이다. ‘버드나무는 부드럽게 아래로 늘어지는 게 본성이고, 대나무는 곧게 위로 뻗는 게 본성이다.’ 그렇다면 생활법률이란 무엇일까. 법학의 생명은 실효성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은 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생활법률의 내용은 지나치게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어떤 법률적인 문제가 생겼고 어디에 도움을 청하여야 하는지 정도만 파악할 수 있는 기초적인 것이라야 한다. 그 다음은 법률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나는 10년 넘게 생활법률을 전담해 오고 있다. 첫 학기 때에 1개 분반의 수강인원이 150명 정도였고 2개 분반을 운영한 것으로 기억된다. 같은 교수, 같은 과목이라도 수강인원은 늘 출렁이게 마련이다. 2024년 어느 날 박영사로부터 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내키지가 않았다. 법학 전문서적이 아닌 것을 책으로 낸다는 것은 불필요하고 낭비라는 게 나의 오랜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강단에 올라 가르친 과목은 법학개론과 민법총칙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강단에 오른 지 올해가 35년째인 듯하다. 내 나이 이순을 지나 곧 정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생활법률은 이제 나 혼자만 하는 강의가 아니다. 법이 필요하지만 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끊이지 않고 들려줘야 할 과목인 것이다. 내겐 박사 제자 세 명이 있다. 출판을 권유 받을 무렵엔 세 제자 모두 새 학기에 이 과목을 강의할 예정이었다. 두 김 박사는 한국어로, 다른 이탈리아 제자는 숙대에선 처음으로 영어로 생활법률을 강의하게 된다. 그래, 제자들과 기념물 하나는 남겨야지. 그렇게 출판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의 기본 컨셉은 ‘내용은 적게 다루고 설명은 쉽게 하자’이다. 10여 년 전에 처음 생활법률이라는 과목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열정이 넘쳐 갓난아기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가능하면 많은 것을 주입시키려고 달려들었다. 학기를 거듭하면서 강의는 내게도 공부가 되었지만 법의 ㅂ도 모르는 법린이가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법지식을 일방적으로 내뱉는 것이 과연 적당한 법 교육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깨달음이 있은 후부터 강의의 내용은 조금씩 줄어들었고, 아주 정말 기초적인 것만 가르치자고 다짐하면서 강단에 선 게 수년째이다. 그 적디적은 강의 내용과 쉬운 설명이 활자화 되어 나오는 것이다. 이 책은 나의 책이 아니다. 대부분의 내용을 공동저자인 두 김 박사가 맡아주었고 나는 거저 앞부분에 몇 자 적었을 뿐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런 책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은 힘들었겠지만 그 결과는 두 김 박사에게 의미 있는 추억이 되기를 소망하며, 우리 연구실의 다음을 기대해 본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실무적으로 걸린 시간은 1년이 채 되질 않는다. 그렇지만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한 줄마다 고민하고 고치고 또 고친 결과이다.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 출판을 적극적으로 권해 준 박영사 정성혁 과장, 편집을 맡아 마무리까지 해 준 이승현 차장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책이 국내 최고의 법률서적 출판사인 박영사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출판은 다음 책을 위한 기획이다. 법을 대하는 독자의 심신이 이 책을 통해 버드나무의 꽃말처럼 정화되어 경쾌해지길 진심으로 고대한다. 2025.8.18. 청파 언덕에서, 저자 대표 집중우박(執中禹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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