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흐느꼈고
수시로 시큰거렸으며
더러는 킬킬대며 써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쉰 편이다
말이 과했다
편편이 고해성사에 다름 아니던 것
한데 묶어 놓으니 고해소告解所다
난데없이 불쑥 쏟아낸 내밀한 고백에
끝까지 귀 기울여준 그대
잡은 손 놓지 않은 그대
토닥토닥 등 두드려 위로해준 그대가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나에게로 와 문장이 되어준 모든 인연에게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입맞춤하는 새벽이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2011년 봄, 제주 조천 ‘시인의 집’에서